또먹었어요 2025. 5. 31. 20:38

옛날, 깊은 산속 외딴 마을에  
한 청년이 아내, 갓난아기와 함께 살고 있었다.

청년은 성실했고, 착했으며  
무엇보다 **마을 사람들을 돕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마을 사람들도 그런 그를 참 아꼈다.

---

그러던 어느 날,  
청년은 생계를 위해 인근 마을로 며칠간 일을 하러 떠났다.

그날 밤, 거센 폭우가 쏟아졌고  
마을을 잇는 **유일한 다리가 홍수에 휩쓸려** 끊겨버렸다.

청년은 돌아올 수 없었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길은 물에 잠긴 채였다.

---

며칠이 지나고  
홍수가 물러나자 청년은 미친 듯이 달려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가 도착했을 때,  
그의 집 안은… **이미 죽음으로 가득 차 있었다.**

아내는 벽에 기대어  
아기를 품에 안은 채로 말라 있었다.

말라붙은 입술, 감긴 눈, 그리고  
그 아기의 손가락엔 벗겨진 피부와  
마지막까지 빨아먹으려 했던 **어머니의 손가락 흔적**이 남아 있었다.

---

청년은 무너졌다.  
하지만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그는 되레  
**자신이 그토록 돕고 아꼈던 마을 사람들**을 떠올렸다.

“단 한 사람도…  
우리 집 문을 두드리지 않았구나.”

그 순간, 그의 눈동자에 불이 붙었다.

---

그는 마을 어귀, 오래된 소문만 무성하던  
**‘소원 바위’**로 향했다.

바위에는 이런 말이 전해졌다.  
**“닭의 피를 뿌리고 주문을 외우면,  
원하는 것을 이뤄주는 존재가 나타난다.”**

청년은 닭을 잡고  
그 뜨거운 피를 바위에 내리부었다.

그리고  
주문을 외웠다.

---

그 순간,  
짙은 안개 속에서 형체 없는 존재가 나타났다.

검은 망토를 휘날리며  
입은 없는데도 목소리가 들렸다.

**“무엇을 원하지?”**

청년은 이를 갈며 대답했다.

**“이 마을 사람들…  
전부 죽여줘.”**

---

존재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없이 사라졌다.

단 하나의 말만 남긴 채.

**“마을로 돌아가 확인해보면 될 것이다.”**

---

청년은 서둘러 마을로 돌아왔다.

그토록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던 거리.  
장작 패던 소리, 웃음소리, 닭 울음소리…  
**모두 사라지고 없었다.**

마을은 **공허했다.**  
죽은 것도 아니고,  
도망친 것도 아니었다.

그저, **증발한 듯 사라진 상태.**

---

청년은  
무너진 표정으로 웃었다.

“다 끝났구나...”

그 순간,  
등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도…  
이 마을 사람이었지 않나?”**

청년의 얼굴이 굳어갔다.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그의 피부가 허옇게 식어갔고,  
심장이 식어가는 소리가  
안개처럼 번져나갔다.

---

그날 이후,  
그 마을은 지도에서 사라졌다.

사람들은 이유를 몰랐다.  
하지만 전해지는 이야기는 있었다.

**‘소원은…  
구체적으로 빌어야 한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