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깊은 산속 외딴 마을에
한 청년이 아내, 갓난아기와 함께 살고 있었다.
청년은 성실했고, 착했으며
무엇보다 **마을 사람들을 돕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마을 사람들도 그런 그를 참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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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청년은 생계를 위해 인근 마을로 며칠간 일을 하러 떠났다.
그날 밤, 거센 폭우가 쏟아졌고
마을을 잇는 **유일한 다리가 홍수에 휩쓸려** 끊겨버렸다.
청년은 돌아올 수 없었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길은 물에 잠긴 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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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이 지나고
홍수가 물러나자 청년은 미친 듯이 달려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가 도착했을 때,
그의 집 안은… **이미 죽음으로 가득 차 있었다.**
아내는 벽에 기대어
아기를 품에 안은 채로 말라 있었다.
말라붙은 입술, 감긴 눈, 그리고
그 아기의 손가락엔 벗겨진 피부와
마지막까지 빨아먹으려 했던 **어머니의 손가락 흔적**이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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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은 무너졌다.
하지만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그는 되레
**자신이 그토록 돕고 아꼈던 마을 사람들**을 떠올렸다.
“단 한 사람도…
우리 집 문을 두드리지 않았구나.”
그 순간, 그의 눈동자에 불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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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마을 어귀, 오래된 소문만 무성하던
**‘소원 바위’**로 향했다.
바위에는 이런 말이 전해졌다.
**“닭의 피를 뿌리고 주문을 외우면,
원하는 것을 이뤄주는 존재가 나타난다.”**
청년은 닭을 잡고
그 뜨거운 피를 바위에 내리부었다.
그리고
주문을 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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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짙은 안개 속에서 형체 없는 존재가 나타났다.
검은 망토를 휘날리며
입은 없는데도 목소리가 들렸다.
**“무엇을 원하지?”**
청년은 이를 갈며 대답했다.
**“이 마을 사람들…
전부 죽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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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없이 사라졌다.
단 하나의 말만 남긴 채.
**“마을로 돌아가 확인해보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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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은 서둘러 마을로 돌아왔다.
그토록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던 거리.
장작 패던 소리, 웃음소리, 닭 울음소리…
**모두 사라지고 없었다.**
마을은 **공허했다.**
죽은 것도 아니고,
도망친 것도 아니었다.
그저, **증발한 듯 사라진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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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은
무너진 표정으로 웃었다.
“다 끝났구나...”
그 순간,
등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도…
이 마을 사람이었지 않나?”**
청년의 얼굴이 굳어갔다.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그의 피부가 허옇게 식어갔고,
심장이 식어가는 소리가
안개처럼 번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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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이후,
그 마을은 지도에서 사라졌다.
사람들은 이유를 몰랐다.
하지만 전해지는 이야기는 있었다.
**‘소원은…
구체적으로 빌어야 한다.’**
또먹었어요
2025. 5. 31.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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