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들었던 공포 이야기
시골길
또먹었어요
2025. 6. 8. 09:01
교대 근무라 야간에 퇴근하는 일이 잦다.
그날도 새벽 2시쯤, 통근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하던 길이었다.
차 안은 조용했고, 나도 모르게 잠깐 눈을 붙였다.
눈을 떴을 땐, 익숙한 정류장이 아니었다.
집에서 걸어서 한 시간은 족히 떨어진, 외진 도로 한가운데였다.
버스는 이미 떠나고 없었다.
가로등도 드문 시골길.
양옆은 논과 밭뿐이고, 불 켜진 집 하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걷기 시작했는데, 한참을 걷던 중 맞은편에서 누군가 걸어오고 있었다.
사람이 다닐 수 없는 시간이었고,
이런 길을 새벽에 걸을 이유도 없었다.
등골이 오싹해졌다.
나는 고개를 약간 숙이고, 그 사람을 보지 않으려 애썼다.
그렇게 스쳐 지나가듯 걸었는데, 이상하게 발소리가 계속 들렸다.
뒤를 돌아보진 않았다.
지금까지도, 그게 정말 사람이었는지는 모른다.
단지, 그 길엔 나밖에 없어야 했다는 것만 기억난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