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댁은 아주 오래된 시골집이었습니다.
마당이 있고, 나무 문이 삐걱거리는 그런 집.
어릴 적 저는 그 집 다락방에서 자주 놀았고,
그 다락방 한쪽 벽에는
**작은 나무문** 하나가 있었습니다.
항상 굳게 잠겨 있었고,
할머니는 늘 이렇게 말씀하셨죠.
_"절대 열어보지 마라."_
_"거긴 열면 안 되는 곳이야."_
아이였던 저는
그 말을 들을수록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안 되는 곳’이라는 말은
언젠가 꼭 열어보겠다는 결심이 되곤 하니까요.
그리고 몇 년이 지났습니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오래된 그 집을 정리하게 된 날.
먼지가 가득한 다락방을 오르며,
저는 문득 그 **작은 문**을 떠올렸습니다.
낡은 열쇠꾸러미를 꺼내
덜덜 떨리는 손으로 하나씩 시험했습니다.
찰칵.
낡은 자물쇠가 풀렸고,
문이 천천히 열렸습니다.
그 너머엔…
**벽돌로 막힌 벽**이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너무나 단단하고, 너무나 평범한 벽.
‘이게 뭐야… 그냥 막아둔 공간이었잖아.’
허탈한 마음으로 문을 닫으려던 그때,
벽돌 사이 **작은 틈**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저는 무심코 그 틈에 **눈을 가까이 대고** 들여다봤습니다.
그 너머엔—
**제가 방금까지 있었던 다락방과 똑같은 공간**이 있었습니다.
위치도, 물건도, 심지어 햇빛 들어오는 각도까지.
하지만 단 하나 다른 점이 있었습니다.
그 공간 안에는…
**저와 똑같이 생긴 누군가가,
바로 그 벽 틈에 눈을 대고 이쪽을 들여다보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