씽크공장 썰 2

씽크공장에서 살아남기 2편

“그 면, 엣지 꼭 붙여야 해”그날도 엣지밴딩기 앞에 서 있었다.사수가 재단한 판재들을 한 장씩 받아서 엣지를 붙이는 일.이제 손은 좀 익어가는 것 같았고, 판재가 쌓이면 자연스럽게 기계로 밀어넣고 있었다.그러다 한 장에서, 사수가 걸음을 멈췄다.“이건 엣지 꼭 붙여야 하는 면이야.”목소리는 낮았지만, 단호했다.나는 뭐가 문제인지 몰랐다.딱히 눈에 띄는 실수도 없었고, 그저 익숙한 손놀림으로 처리한 한 장일 뿐이었다.사수는 조용히 판재를 들어 보이며 말했다.“이런 면은 벽에 붙는다고 해도, 결로 생기면 습기 차서 불어. 엣지로 막아야 돼.”그제야 조금씩 이해가 됐다.엣지는 안 보인다고 안 붙이는 게 아니다나는 그동안 엣지는 ‘보이는 면’에만 붙이는 거라고 생각했었다.눈에 안 보이는 면, 특히 벽에 닿는 ..

씽크공장 썰 2025.05.19

씽크공장에서 살아남기 1편

“네가 할 일은, 엣지 붙이고 조립하는 거야”첫 출근 날, 사장님은 사수에게 이렇게 말하셨다.“합판 재단은 네가 계속하고, 얘는 옆에서 엣지 붙이고 조립 가르쳐.”그게 전부였다.나는 그렇게 엣지 밴딩기 옆에 서게 됐다.공장의 흐름은 단순하지만 빠르다우리가 맡은 일은 딱 둘이었다.사수는 재단, 나는 엣지 작업과 조립.사수는 하루 종일 재단기를 멈추지 않았고, 나는 그 뒤를 따라 엣지를 붙였다.엣지가 다 끝난 판재는 내가 가져가 조립을 맡았다.조립 전에 피스다보를 박고, 단도리까지 해놓은 다음 장을 세워야 했는데, 이게 처음엔 정말 버거웠다.엣지는 다 붙이는 게 아니다엣지를 처음 붙이던 날, 사수는 이렇게 말했다.“모든 면에 다 붙이면 안 돼. 눈에 보이는 면만.”하지만 막상 판을 들여다보면 그게 어느 면인..

씽크공장 썰 2025.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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