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면, 엣지 꼭 붙여야 해”그날도 엣지밴딩기 앞에 서 있었다.사수가 재단한 판재들을 한 장씩 받아서 엣지를 붙이는 일.이제 손은 좀 익어가는 것 같았고, 판재가 쌓이면 자연스럽게 기계로 밀어넣고 있었다.그러다 한 장에서, 사수가 걸음을 멈췄다.“이건 엣지 꼭 붙여야 하는 면이야.”목소리는 낮았지만, 단호했다.나는 뭐가 문제인지 몰랐다.딱히 눈에 띄는 실수도 없었고, 그저 익숙한 손놀림으로 처리한 한 장일 뿐이었다.사수는 조용히 판재를 들어 보이며 말했다.“이런 면은 벽에 붙는다고 해도, 결로 생기면 습기 차서 불어. 엣지로 막아야 돼.”그제야 조금씩 이해가 됐다.엣지는 안 보인다고 안 붙이는 게 아니다나는 그동안 엣지는 ‘보이는 면’에만 붙이는 거라고 생각했었다.눈에 안 보이는 면, 특히 벽에 닿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