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오래된 집을 아주 저렴한 가격에 구입했습니다.
이 집은 수십 년간 비어 있었고, 마을 사람들조차 가까이 가길 꺼릴 정도로 음산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런 소문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단순히 방치된 주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집 안은 먼지투성이였고, 군데군데 곰팡이가 피어 있었지만, 그는 며칠 동안 구석구석을 청소하고 간단한 수리를 거쳐 드디어 입주하게 되었습니다.
첫날 밤은 조용했습니다.
너무 조용해서 이상할 정도였죠.
그리고 둘째 날 밤.
남자가 깊은 잠에 빠져 있던 그때, 어딘가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하나... 둘... 셋..."
마치 아이들이 숨바꼭질을 할 때 부르는 숫자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는 순간 잠결에 헛소리를 들은 거라 생각하고 고개를 돌려 다시 잠을 청했습니다.
하지만 숫자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열여덟... 열아홉... 스물..."
분명히, 분명히 아이의 목소리였습니다.
그런데 이 집에는 그 혼자밖에 없었습니다.
그는 심장이 요동치는 걸 느끼며 천천히 일어나 귀를 기울였습니다.
숫자 세는 소리는 점점 또렷해졌고, 이제는 집 안 여기저기에서 들리는 듯했습니다.
"쉰여덟... 쉰아홉... 예순..."
남자는 불을 켜려다 멈칫했습니다.
어디선가 마룻바닥 밑에서, 천장에서, 벽 안에서...
여러 명의 아이들이 동시에 속삭이듯 숫자를 세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아흔여덟... 아흔아홉... 백."
숫자가 끝나는 순간.
집 안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조용해졌습니다.
그 조용함은 마치 무언가 숨을 죽이고 기다리는 듯한 느낌을 줬습니다.
남자는 몸을 웅크리고 이불을 뒤집어썼습니다.
이불 속은 덥고 숨이 막힐 듯했지만, 밖으로 나갈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때.
이불 바로 위에서 작은 목소리가 속삭였습니다.
"이제 찾아야지."
그의 숨이 멎을 뻔했습니다.
꼼짝할 수 없었습니다.
긴 침묵이 흘렀습니다.
그는 고요 속에서 자신의 심장 소리만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 순간.
차가운 입김이 등 뒤에서 느껴졌고, 다른 목소리가 바로 귀 옆에서 말했습니다.
"찾았다."
그 후로 그 집에서는 다시 아무도 살지 않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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